[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흔히 '취중진담'이라고 말하듯이, 우리는 술에 취하면 상대방에게 숨겨 왔던 진심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간혹 술을 핑계 삼아 "원래 그렇지 않은데, 술에 취해서 그랬다"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알고 보면 술 취해서 실수하는 사람들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술 취했을 때의 인성과 평소 인성이 다를 바 없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최근 미국 미주리 주립대학 연구진은 술에 취했을 때 내면에 숨겨 왔던 성격적 특징이 드러난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피험자들이 술을 마셨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이렇게 두 상황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각각 상황에서 피험자들은 복잡한 과제를 제한 시간 안에 해결하도록 통제됐는데, 이 모든 과정을 피험자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사람들에게 관찰하도록 한 후 5가지 성격 특징을 기록하도록 했다.
5가지 성격 특징은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개방성, 친화성이다.
실험 결과 피험자들은 술을 마셨을 때가 마시지 않았을 때보다 더 외향적이고 덜 신경질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나머지 성격 특징인 성실성, 개방성, 친화성에는 변동이 없었다.
즉 술을 마시고 취기가 오르면 평소보다 더욱 외향적으로 행동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만 본질적인 성격과 인성, 행동에는 크게 변화가 없었다는 뜻이다.
연구를 진행한 레이철 위노그래드(Rachel Winograd)는 "두 가지 상황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술에 취해서 공격적인 발언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원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술을 마셔 행동이 외향적으로 변하면 내면에 숨겨 왔던 기질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셈"이라며 "술에 취해서 실수했다는 말은 더이상 핑계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