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국산·수입산 오징어 어획량 급감으로 강원도 내 오징어 가공 업체들이 원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원도 내 오징어 가공업체는 국내 조미 오징어 생산량의 70~80%를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최근 중국 어선들의 무차별 조업과 전 세계적인 이상기온 등으로 원료난에 시달리고 있다.
원료의 40%를 차지하는 동해안 오징어는 중국 어선들의 무차별 조업 등으로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
한때 강릉시 주문진읍 전체 인구의 70%가 오징어 관련 산업에 종사했을 정도로 오징어 가공업은 강원도 내 수산업을 대표하는 업종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일까지 강원도 오징어 어획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0%가 감소했다.
중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무차별 조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은 2004년 140척에서 2016년 1,238척으로 12년 새 9배가 늘었다.
게다가 원료의 60%를 차지하는 페루, 칠레 등 해외 수입 물량은 전 세계적인 이상기온 등으로 아예 물량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강원도 오징어가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도내 27개 가공업체 대부분이 이달 말부터 원료를 구하지 못해 순차적으로 휴업에 돌입해야 할 처지다.
내년 3월까지 작업 중단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전체 종업원 1천명 중 절반이 500여 명이 당분간 실직해야 할 위기를 맞았다.
휴업 결정은 협회가 구성된 지 40여 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오징어 공급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국산 오징어 제품이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 오징어가공협동조합 관계자는 "페루 등 해외에서 오징어를 구하고 있지만 아예 물량이 끊겼다"며 "앞으로 휴업하는 업체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