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외상센터 열악"…이국종 교수 호소에 청와대 청원글 16만 돌파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아덴만 영웅' 이국종 교수가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하자,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골자로 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7만명을 돌파하며 현재 16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에 동참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에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현재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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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이국종 교수는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증외상센터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환자 150명이 있는 중증외상센터는 병상이 100개 뿐"이라며 "헬기 탈 사람이 없어 임신 6개월의 간호사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교수가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인권"이라 외치자 이에 공감하는 많은 국민들이 청와대 청원글에 동참했다.


특히 22일 저녁 6시께 9만명에 머물렀던 동참자는 하루 새 7만명이 불어 16만명을 넘어섰다. 정부의 공식 답변이 나오는 20만명까지 얼마남지 않은 셈이다.


인사이트청와대 홈페이지 


국내에는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할 전문 병원이 몇 군데 없을 뿐 아니라 사고 발생 후 환자를 신속히 이동하고 처치할 시스템이 부족하다.


총상, 파편상 등 중증외상을 수술할 의사 역시 터무니없이 적다. 적은 인력으로 많은 환자를 감당해야 하니 의사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실제로 이국종 교수는 왼쪽 눈이 실명됐으며 홀로 1년에 200번 이상 헬기를 타고 환자 이송을 직접 하다 왼쪽 무릎과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닥터헬기 소음에 불편을 겪는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는 등, 낮은 시민의식 때문에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이 번번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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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글을 올린 청원자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하며 "왜 우리나라에서는 타인을 위해서 노력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자신의 고단한 삶을 각오해야 하는 걸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의사들이 최소한의 보편적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사명감을 지킬 수 있게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현재 전국에는 총 9곳의 국내 중증외상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전문의 최소 인력 기준인 20명을 충족시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이국종 교수 "몸부림쳐 환자 살려도 난 10억 적자의 원흉이었다"오직 환자를 살리는 것만이 인권이라 생각한다는 이국종 교수가 개선되지 않는 열악한 중증외상센터의 현실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