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사랑하는 내 아들아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있어"
20일 오전 6시쯤 경기 안산시 제일 장례식장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3년여간 수색에도 유해를 찾지 못한 단원고 양승진 교사와 남현철 군, 박영인 군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314일, 선체가 육지로 인양된 지 223일 만이다.
유해가 담기지 못한 관은 선체 수색과정에서 발견된 가방과 옷 등 유품들로 대신 채워졌다.
하지만 양 교사의 경우 수색과정에서 유품이 발견되지 않아 생전에 학교에서 쓰던 물품과 옷가지 및 편지 등이 관에 담겼다.
발인식에는 제자들과 동료 및 친구들이 참석해 마지막 길을 배웅했고,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등 교육계 인사들과 4·16 가족협의회도 유가족들의 곁을 지켰다.
발인은 양 교사, 박영인 군, 남현철 군 순으로 진행됐다.
부축을 받으며 영정을 따라 운구 차량으로 간 양 교사의 아내는 남편의 관이 차량에 실리는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인·현철 군의 어머니들은 관이 운구 차량에 실리는 모습을 차마 못 보겠는 듯 트렁크가 닫힐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장례행렬은 양 교사의 직장이자 영인·현철 군의 모교인 단원고등학교로 이동했다.
영정은 생전의 자취가 남은 학교 교무실과 두 학생이 공부하던 2학년 6반 교실을 천천히 둘러봤다.
양 교사의 어머니는 "엄마 가슴에 피가 내린다 승진아"라며 "사랑하는 내 아들아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있어"라고 영정을 부여잡고 주저앉으며 오열했다.
양 교사의 아내 역시 "단원고로 전근 가고 당신이 얼마나 좋아했는데"라며 "아이들이 다 착하다고 그렇게 흐뭇해하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가"라고 울부짖었다.
미수습자들의 운구 행렬은 안산시청을 거쳐 수원 연화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유품을 담은 관을 대신 화장한 뒤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있는 평택 서호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미수습자 가족들은 16일 목포신항 철재 부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 종료 선언을 했다.
이들은 "수많은 갈등 속에 더 이상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자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국민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미수습자 가족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한 가족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18일 목포신항에서 합동 추모식을 열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