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면 심신미약 등의 이유로 감형해주는 규정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3분 기준 '주취감형(술을 먹으면 형벌 감형)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에 8만 1,991명이 서명했다.
해당 청원은 "술을 마시면 심신미약 등의 이유로 처벌을 감형해주는 '주취감형'을 폐지해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지난 4일에 게재됐다.
청원인은 "'주취감형'이란 술을 먹고 범행을 저지를 때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감형받을 수 있는 법률이다"라며 "'주취감형'으로 인해 조두순이 15년 형에서 12년 형으로 단축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외에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주취감형'이라는 명목 아래 감형을 받으려 하는 범죄자들이 늘고 있다"며 '주취감형'이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들고 있다.
청원인은 범행 시 음주 상태였음을 입증하기 힘들다는 점과 형법을 무시하는 행위가 증가한다는 점, 선진국에는 음주에 대한 제재가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주취감형'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조두순의 경우 범행 당시 법을 기준으로 최대 15년형을 내릴 수 있었지만, 조두순의 만취 상태가 인정됐기 때문에 재판부는 술에 취한 '심신 미약' 상태였다며 감형했다.
형법 제10조에 따르면 심신 미약 상태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사람의 범죄는 이를 감안해 감형된다.
심신 미약으로 인한 감형은 강행규정인데, 이는 판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해당 청원을 접한 많은 시민들은 "우리나라는 술에 너무 관대하다", "제2의 조두순이 나오지 않게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주취감형' 폐지 청원은 다음 달 4일에 마감된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