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포항 강진' 발생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이미 강진을 한 차례 겪은바 있는 경주 시민들은 그간의 훈련을 바탕으로 지진 대처를 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건물 붕괴 위험에도 끝까지 남아 아이들을 대피시키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누리꾼들은 "가만히 있으라"던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재난에 대처하는 교사의 모습에 감탄을 자아냈다.
지난 16일 JTBC 뉴스룸은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당시 경주 소재 학교에서 빠르게 대피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경주시 계림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원생들이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건물 밖으로 뛰어나간다.
70여 명의 원생들이 대피하는데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경주시 산대초등학교에서도 비상벨이 울리자 학생들이 순식간에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선생님들은 학교 안에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아이들을 출입문 방향으로 안내하며 빨리 나갈 것을 지시했다.
계단으로 뛰어 내려오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대피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은 마지막까지 학교 건물 안에 남아있었다.
이렇게 어린 학생들도 일사불란하게 대피할 수 있었던 데에는 평소 철저하게 해오던 '지진대피훈련' 덕분이었다.
지난해 9월 경주 시민들은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공포에 떨어야 했다.
당시 경주는 5.8 규모의 강진 때문에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건물이 무너지는 등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이후 경주시는 유관기관과 합동해 두 달에 한 번꼴로 지진 대피 훈련을 해왔다.
계림초등학교 5학년 김민기 학생은 "비상벨 울리면 책상에 들어갔다가 운동장으로 나와서 또 지진 일어날 수 있으니까 건물 안에는 안 들어갔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인솔한 계림초등학교 이영민 교사 역시 "항상 훈련을 해온 게 있기 때문에 그게 몸에 익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김천의 한 유치원에서도 평소 이뤄진 '지진대피훈련' 덕에 165명의 원생이 무사히 건물에서 탈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처럼 반복적인 훈련과 교사들의 빠른 대처가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내면서 다시 한 번 재난훈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