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전국적으로 1만명이 넘는 경비원들이 해고 위기에 몰렸다는 실태조사가 나왔다.
2018년 최저임금이 올해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건비가 늘어나게 됐고, 곧 아파트 경비원 등의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5일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들이 참여하는 '서울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처우 개선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이날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추진위가 2일부터 10일까지 서울지역 경비노동자 총 5,31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 , 감원 없이 현업 근무가 확정된 인원은 2,196명이다.
연합뉴스
감원이 확정되거나 예상되는 인원은 139명으로 현업 유지 인원 대비 감원 예상비율은 5.9%로 조사됐다.
나머지 2,418명은 감원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날까지 파악된 감원 예상비율 5.9%를 전체 경비노동자 인원 약 18만명에 적용해보면 전국적으로 1만명 이상의 경비원이 해고 위기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에서만 3만 5천여명의 경비원 중 약 2천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연합뉴스
추진위는 "미정인 단지들은 12월 중순까지 대체로 감원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경비노동자 고(故) 이만수 씨의 분신 이후 경비노동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감원에 신중해진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4년 11월 이씨는 서울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횡포에 시달리다 분신을 해 숨진 바 있다.
이어 추친위는 "현장 경비노동자는 인력이 이미 줄어들 만큼 줄어든 상황이라 더는 줄이는 것이 불가하다"며 "경비노동자의 노동강도 강화가 심각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실제로 서울 은평 뉴타운의 경우 345개 동의 근무자는 143명으로 교대 근무를 고려할 경우 1명이 평균 4.8개 동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위는 "경비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면서도 해고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며 "편법적인 해고가 이뤄지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장기적인 고용안정과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추진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확대와 입주민의 횡포로부터 경비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