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내일(16일) 치를 것으로 예정돼 있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해 23일 치르기로 결정했다. 수능이 천재지변 등으로 연기된 것은 도입 이후 처음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5일 오후 8시 20분께 긴급 브리핑을 열고 "포항교육지원청에서 수능 연기 요청이 왔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형평성을 감안해 일주일 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능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포항교육지원청이 이날 포항 지진 발생 후 수능 연기를 교육부에 건의한 것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포항교육지원청은 "포항 현지 상황은 지진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수능을 치르기 어렵다"고 교육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일(16일)로 예정돼 있던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2018학년도 수능은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으면 23일 시행된다.
또한 수시와 정시 전형 일정도 순연될 것으로 보이며, 이날 예비소집을 통해 공개된 시험장과 시험실도 전면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험지와 답안지는 각 시도교육청에 보관되는만큼 재출제는 이뤄지지 않는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교육 가족 여러분, 그리고 전국의 수험생 여러분, 내일은 2018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그런데 오늘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여 상당한 피해가 보고되었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여진이 발생해 포항 지역의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귀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포항 지역의 수능시험장 총 14교에 대한 전수점검 결과, 포항고, 포항여고, 대동고, 유성여고 등 다수 시험장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였고, 예비 시험장인 포항 중앙고에도 일부 균열이 발생하는 등 그 외 학교도 각종 피해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와 경상북도 교육청은 포항 지역의 피해 상황을 파악한 결과 수능 시험 연기를 건의하였습니다.
우리 부는 학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과 시험시행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018학년도 수능 시험을 일주일 연기한 11월 23일에 시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난해 경주 지진의 경우에도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 46회의 여진이 발생한 점도 고려하였습니다.
교육부는 기존의 차관을 반장으로 운영되던 수능 시험 비상 대책 본부를 부총리로 격상하여 운영하면서 수능 시험 연기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을 조속히 수립 시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집중적인 시험장 학교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피해 학교 외 대체 시험장을 확보하며, 학생 이동 계획 등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대학 및 대교협과의 협의를 거쳐 대입 전형 일정을 조절하고 대입 전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아울러 행정안전부, 경찰청, 기상청, 소방방재청 등 관계부처청과 지방 자치 단체에도 수능 시행 연기에 따른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겠습니다.
이 결정은 수험생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내린 힘든 결정임을 이해하여 주시고 수험생들은 정부를 믿고 걱정하지 말고 일주일동안 컨디션 조절을 잘하여 안정적인 수능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