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피겨 여왕' 김연아가 UN(국제연합) 연단에 서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연아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 '특별 연사'로 연단에 올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채택하는 자리에 연사로 나선 것이다.
통상 정부 대표 1인만 발언하는 게 관계지만 우리 정부 측의 요청으로 유엔총회는 김연아의 추가 발언을 결정했다.
김연아는 이날 약 4분간 진행된 영어 연설에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로서 개인적 경험과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경험을 토대로 '올림픽 정신'을 전했다.
김연아는 "두 차례 올림픽 참가자이자 유니세프 국제 친선 대사로서 인종, 언어, 종교의 벽을 뛰어 넘는 스포츠의 힘을 체험했다"며 "특히 10살 때(2000 시드니 올림픽) 남북 선수단이 경기장에 동시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스포츠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유엔총회에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채택되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스포츠의 힘을 느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은 남북한 사이에 얼어붙은 국경을 뛰어 넘어 평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평화와 인류애라는 올림픽 정신을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연아는 연설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독려했다.
김연아는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종목에서 북한이 출전권을 얻었다"며 "선수 시절에는 만나보지 못했던 북한 선수들이 꼭 경기에 참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까지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 댄스의 렴태옥-김주식 조가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상태다.
이어 그녀는 피겨 스케이팅 갈라 무대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2014년 은퇴한 사실을 거론하며 "갈라 참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은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일체의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올림픽 휴전 결의는 고대 그리스 전통을 이어받아 올림픽 주최국 주도하에 1993년 이후 하계·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2년마다 유엔총회에서 채택해왔다.
휴전 결의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처럼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핵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