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소방관'이라고 부른다.
9일은 생명을 구하기 위하기 위해 사명감 다해 일하는 소방관의 헌신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뜻으로 제정된 '소방의 날'이다.
사실 '소방의 날'은 화재에 대한 경각심과 이해를 높이고 화재를 사전에 예방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하지만 화재현장에서 불과 사투를 벌이며 진화 작업을 벌이는 '소방관을 위한 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제55회 소방의 날'을 맞아 소방관 아버지를 둔 딸 전미현 씨가 25년째 밤낮주야 잠을 설치며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일하시는 아버지 전병오(52) 씨 사연을 인사이트에 소개했다.
경남 합천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계시는 '25년차 베테랑 소방관' 아버지 전병오 씨는 언제부터인가 부쩍 허리가 안 좋아져 디스크를 앓고 계신다.
하루는 화재현장에 출동 나가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에 갑자기 디스크가 도져 주저 앉는 일을 겪기도 하셨다.
방화옷과 장비 무게만 무려 20kg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딸 전미현 씨는 "매번 자신도 아프면서 남을 구하러 출근하시는 아버지 모습을 볼 때면 가슴 한 켠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결국 두 달 동안 휴직계를 쓰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버지 전병오 씨는 얼마전 지금 근무하고 있는 경남 합천소방서로 발령을 받아 본업에 복귀하셨다.
발령 받은 경남 합천소방서에서 근무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버지 전병오 씨는 퇴근하는 길에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순간 위험을 감지한 아버지 전병오 씨는 차에서 내려 사고차량으로 달려가 불길에 휩싸일 위기에 처한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를 꺼내 구조했다.
하지만 이로인해 또 디스크가 도져 며칠간 입원해 치료를 받으셨고 이 모습을 지켜본 딸 전미현 씨의 가슴은 또 찢어질 수 밖에 없었다.
딸 전미현 씨는 "이 앞전 입원 비용도 공상처리가 아직 안되셨다고 한다"며 "소방관이 우리나라 공무원들 중에서 가장 자랑스럽고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소방관 아버지를 둔 딸로서는 걱정만 앞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아프면서 남을 구하러 매일 출근하는 아버지가 얼른 나으셨으면 좋겠다"며 "다음 생에도 내 아버지가 되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25년째 소방관으로 근무 중이신 아버지 전병오 씨는 왜 지금까지도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고 계시는 걸까.
아버지 전병오 씨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출동이 잦고 힘들지만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관으로서 현장 근무를 할 때 아쉬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욕을 많이 먹어 안타깝다"며 "구조활동을 펼치는 것에 비해 칭찬보다 욕을 많이 듣는다"고 설명했다.
아버지 전병오 씨는 현장에서 다친 시민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자신의 집보다 먼 병원으로 데려왔다면서 욕을 듣는 경우가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어느덧 25년차 베테랑 소방관이 되신 아버지 전병오 씨는 끝으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정부가 국가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혀 힘이 된다"고 마무리 했다.
아버지 전병오 씨는 오늘도 시민들의 안전과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고단한 몸을 이끌고 화재현장에 출동하신다.
우리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아버지 전병오 씨처럼 밤낮주야 잠을 설쳐가면서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충남 천안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제55회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소방관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방관들의 숙원인 국가직 전환을 시도지사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소방관들의 처우와 인력 장비 격차를 해소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전국 17개 시·도에 소속된 지방직 소방관에 대해 국가직으로 전환하고 처우 개선을 위한 전문치료·치유시설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