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영화관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은 것도 모자라 항의하는 다른 관객에게 욕설까지 퍼부은 커플이 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화관에서 말 한 번 잘못했다가 욕 들었어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지난달 29일 친구와 함께 부산에 위치한 모 영화관에 방문했다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이날 영화관에 간 A씨는 상영이 시작되자마자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둔 채 영화에 집중했다.
그런데 A씨의 옆자리에 있던 한 커플이 문제였다.
이 커플은 조용한 영화관 안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영화가 상영되고 있음에도 광고를 볼때와 똑같은 목소리로 웃고 떠드는 커플의 행태에 사람들이 힐끔댔지만 커플은 수다를 멈추지 않았고 결국 A씨가 나섰다.
A씨는 "죄송한데 영화 시작했는데 조용히 좀 해주세요"라며 커플에게 정중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시끄럽게 떠들던 이 커플은 사과 대신 A씨를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도리어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커플은 A씨를 향해 "시X년아, X년아"라고 욕하며 "이제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X같은 게 뭔데 지적이냐"고 소리를 질렀다.
그 상황에서도 영화는 상영되고 있던 터라 A씨는 다른 관객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그냥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
불쾌한 상태로 영화를 끝까지 본 A씨는 도무지 분이 풀리지 않았다.
해서 A씨는 커플을 바라보며 "누구는 욕 못해서 안 하는 줄 아나"라고 따지듯 말했다.
그러자 커플은 A씨에게 또다시 득달같이 달려들어 "조용히 하라고 해서 조용히 했는데 왜 큰일을 만드냐"고 따지는 등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그 과정에서 커플 중 남성 B씨는 A씨를 향해 손찌검을 하는 시늉까지 했다.
영화관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항의하자 욕설까지 퍼부은 커플은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게 A씨의 잘못이라고 주장하기만 했다.
"억울하다"는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며 영화관 비매너 관객과 싸운 경험을 털어놨다.
한 누리꾼은 "뒤에서 발로 의자를 계속 치기에 '(발로) 차지 말라'고 한마디를 했더니 10분 넘게 욕설을 하더라"며 매너 없는 관람객 때문에 기분을 망쳤던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영화관에서는 큰소리로 떠들거나 의자 등받이를 치는 등 다른 관람객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단속이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
소음뿐만 아니라 냄새까지 심한 음식을 영화관 내부에 들여와 피해를 끼치는 등 비매너 관객들의 행태 또한 다양하다.
영화 관람 에티켓이 보다 확실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영화관 측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