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배우 김주혁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과거 출연한 '1박 2일' 하차 당시 스태프들을 울린 말 한마디가 재조명되고 있다.
김주혁은 지난 2013년 12월 KBS 2TV '1박 2일' 시즌3 멤버로 합류해 2015년 12월까지 약 2년간 '큰형님'으로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재미를 안긴 바 있다.
당시 '1박 2일' 시즌3 2주년 기념 하차하는 김주혁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김주혁은 어렵사리 마지막 촬영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김주혁은 "너무 시간이 빨리간 것 같다"며 "처음 왔을 때는 두려움이 앞섰다. 근데 '이 팀에 잘 왔구나'라는 생각을 한 것은 정말 멤버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한다는 느낌이 아니었다"며 "나는 2주일에 한번 씩 크게 웃으러 간다는 기분이었다"고 소회를 남겼다.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김준호는 "왜 그만두는 거요?"라고 물었고 김종민 역시 "솔직하게!"라고 말하며 김주혁이 '1박 2일'을 하차하는 진짜 이유를 물었다.
동생들의 질문에 김주혁은 "솔직하게 이 일(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은 내 주업이 아니야"라며 자신은 연기하는 배우이지 예능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김종민은 "형, 나도 가수예요"라고 말하며 하차하는 김주혁을 잡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김주혁의 연기를 향한 고집은 분명했다.
김주혁은 "매번 말했지만 난 이 팀에 민폐다"며 "좀더 망가지고 좀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상하게 참아진다"고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 못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 참아지는 순간 내가 이 팀에 민폐라는 생각이 오는 거야"라며 "원래 1년하고 그만할 생각이었다. 근데 진짜 멤버들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야"라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김주혁은 "2년 동안 '1박 2일'을 겪으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 멤버들하고 스태프 전체 내가 어떤 작품을 한 사람들보다 가장 좋은 사람들"이라고 마무리했다.
'큰형' 김주혁의 말에 '1박 2일' 멤버들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현장에서 김주혁의 작별 인사를 지켜보고 있던 스태프들은 흘러 내리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사실 그 전까지 김주혁은 진지하고 엄숙한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였다. 그러나 '1박 2일' 출연을 계기로 친숙한 동네 형 같은 이미지 덕분에 '구탱이 형'이라 불리며 대중과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됐다.
'구탱이 형' 김주혁은 거기까지였다. '1박 2일' 멤버들과 제작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주혁은 본업인 배우로 돌아가기 위해 아쉽지만 하차라는 이별을 택했다.
김주혁은 "어떤 분들은 잘 나갔다, 어떤 분들은 나가지 말지 하실 것"이라며 "금, 토요일에 집에 있으면 기분이 이상할거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은 드라마 '아르곤'과 '구암 허준', 영화 '공조', '비밀은 없다'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연기파 배우다.
2013년 '1박 2일' 시즌3를 통해 잠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하차 이후 차가운 악역 연기 등 도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특히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공조'를 통해 데뷔 20년만에 처음으로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김주혁은 "항상 갈증이 있었다. '공조'에서는 악역인데, 갈증이 있었다"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남겼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 연예계 배우 동료와 팬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