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일본의 방해로 무산된 워싱턴 소녀상 터에 홀로 앉아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미디어 몽구'는 트위터를 통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예정됐던 미국 메릴랜드주 솔즈베리 대학에 홀로 앉아있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길원옥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네모난 시멘트 바닥 위에 올라 서 있다.
이 자리는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될 예정이었던 자리로 이곳에 소녀상 대신 할머니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소녀상은 지난해 말 워싱턴 DC에서 제막행사를 하고 이날(19일)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학교 측은 소녀상 설치에 대한 무기한 연기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 이재수 사무총장은 앞서 17일 워싱턴한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측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소녀상 건립은 미국 '수도권 지역 첫 설치'라는 상징성 때문에 외부의 방해를 우려해 그동안 극비리에 추진됐다.
추진위 측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으나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일본 쪽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길원옥 할머니는 "소녀상을 세우는 곳마다 일본 측의 방해가 심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역사는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세월이 흐르면 진실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무총장은 "대학 내에서 소녀상 설립 작업을 진행해온 교수들과 함께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재추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