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 우승 후 세상 떠난 동생 생각에 눈물

인사이트연합뉴스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20일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콜핑팀)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두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잠시 양해를 구하며 감정을 추스른 뒤 "부모님이 많은 용기를 주셨다"라고 조용히 말했다.


노선영은 이날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52회 전국 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파견대표 선발전 여자 1,500m에서 2분3초31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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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을 제친 최대 이변이었다.


노선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ISU 월드컵 1~4차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기쁜 날이었지만, 노선영은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동생 노진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이자 친동생인 노진규는 3년간 어깨 골육종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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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노선영은 동생의 영정사진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노선영은 동생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뒤 은퇴를 고민했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며 스케이트를 고쳐 신었다.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했고, 동생과 약속했던 평창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라는 질문에 수 분간 눈물을 흘리다가 "부모님이 용기를 주셨다. 평창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유망주' 노진규, 골육종 투병 중 사망안현수가 세웠던 세계신기록을 8년 만에 갱신하는 등 한국 남자 쇼트트랙을 이끌어 갈 재목으로 평가받던 노진규가 골육종 종양이 악화돼 2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한국 쇼트트랙 '비운의 천재' 노진규의 마지막 소원한국 남자 쇼트트랙 유망주로 주목받던 노진규 선수가 병마와의 힘겨운 싸움 끝에 결국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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