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다는 주장은 국민의 건전한 상식과 배치되므로 수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 19일 울산지법 형사3단독(신우정 부장 판사)은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A(21)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7월 24일 육군 신병교육대로 입영하라는 경남지방병무청장 명의의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A씨는 재판에서 "종교적 양심의 자유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것이므로, 병역법이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종교적 신념만으로 절대다수의 대한민국 남자들이 숙명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면서 "그것이 병역법상 '정당한 이유'에까지 해당한다는 주장은 국민의 건전한 상식과 동떨어져 있다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재판부는 납세의 의무와 비교해 가며 A씨 주장을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어떤 사람이 '세금을 내는 일은 내 양심에 반한다'고 믿고 과세처분에 불응한다면, 절대다수의 사람이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거창한 논리를 댈 필요도 없이 '나는 세금을 내는데 너는 왜 안 내는가' 등의 소박한 논리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같은 세금 거부와 병역 거부 사례는 다른 사람의 박탈감, 불평등감,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면서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상황이나 징병제가 여전히 유지되는 현실에서 나라를 지킬 사람의 확보는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A씨는 이후 항소심, 상고심 등을 거쳤는데도 징역형이 확정되면 구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