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05일(목)

"국산 생리대서 환경 호르몬 범벅…생식 능력 떨어지고 암 유발한다"

인사이트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생리대와 기저귀 문제없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다른 의견이 제기됐다.


국내 주요 생리대 및 기저귀에 생식능력을 떨어뜨리고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 호르몬이 범벅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8일 방송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9회에서는 유해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한국산 생리대와 기저귀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한 내용이 보도됐다.


이날 '탐사보도 세븐'은 먼저 생리대 때문에 실질적으로 건강상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를 만났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V조선 '탐사보도 세븐'


피해자는 올해 38살로 단순 생리 수준이 아닌 어느 날 속옷과 옷, 다리가 피로 다 젖을 정도의 갑작스러운 '하혈'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자궁 검진을 받은 결과 '자궁 적출'을 권유받았다는 피해자는 "내 나이가 아직 마흔도 안 됐는데 자궁적출을 하라고 하니 당황스러웠다"면서 "생리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생리대 및 기저귀 관련 국민의 불만 여론이 거세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휘발성 유기화합물 검출량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이 검출됐다"고 자체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여론을 진정시켰다.


그러나 '탐사보도 세븐'은 여기서 의문을 제기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식약처의 유해성 검사에 참여한 안정검증위원 8명 중 7명이 식약처에서 수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경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탐사보도 세븐'은 생리대와 기저귀 위해성 검사를 직접 진행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뜻밖의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 15곳의 시험기관에 검사를 의뢰했지만 어떤 기관에서도 해당 검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보복을 해서 식약처 과제를 못 한다"며 "블랙리스트에 들어가서 연구 펀드를 못 받는다"고 설명했다.


'탐사보도 세븐'은 결국 미국 일리노이 대학 연구센터를 통해 생리대와 기저귀 위해성 검사를 진행했다. 일리노이 대학 연구센터는 세계적 권위를 가진 기관이다.


검사 대상이 된 15가지 생리대와 기저귀는 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산 등 외국산 제품도 포함됐다.


검사 결과 화장품과 식품 용기, 포장·제조에 사용이 금지된 발암물질인 'DEHP'가 국산 제품에서 모두 검출됐으며 유럽산 제품에 비해 높게 나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V조선 '탐사보도 세븐'


특히 국내 대기업 제품들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


생식기관에 영향을 끼친다는 부분 때문에 화장품과 젖병에 사용이 금지된 독성물질 'DBP'의 경우 국산 생리대 'A'는 영국 생리대보다 150배 많게 검출되기도 했다.


해당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조디 앤 플로스 생명과학 교수는 "다른 연구에서는 이 정도 수치가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고 생식능력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이와 관련 우리나라 식약처는 "(생리대의 경우) 평생 생리대를 사용하여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인체에 100% 흡수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전하다"는 식약처의 이와 같은 발표에 '탐사보도 세븐'의 인터뷰에 응한 외국 교수들은 그렇지 않다는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우리나라 현행법에 따르면 먹는 것과 달리 피부에 흡수되는 화학물질의 경우 허용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피부에 흡수되는 경우의 환경호르몬 물질에 대한 사용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V조선 '탐사보도 세븐'


YouTube 'TVCHOSUN 뉴스'


"남자가 생리하면 국가가 평생 생리대 지급했을 것" 언급한 정치인전여옥 전 의원이 여성의 생리를 숨겨야 할 문제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비판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