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카카오 택시 앱이 장거리 승객을 골라 태우는데 악용돼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카카오 택시 측에 "승객의 목적지를 표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이날 백 의원은 "카카오 택시는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택시면허기사의 82%인 21만 명이 가입해 누적 호출 수 1억 건을 돌파했다"며 "명실상부한 앱 택시의 대명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 택시 앱의 특성을 이용한 간접 승차거부, 기사·승객 간 콜 취소 싸움, 불법 웃돈 영업 등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토교통위원회 김성태 의원이 서울시와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 택시 승차거부 관련 신고 건수는 서울 180건, 경기 46건 총 226건으로 1년 만에 3배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8월까지 접수된 신고는 이미 216건으로 곧 작년 전체 신고 건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시장은 이 같은 지적에 "(승객의) 목적지 표기를 하지 않도록 카카오 택시 측에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며 "단거리 콜에 수락하는 기사에는 인센티브를 부과하고 승객에 콜비를 부과하는 방안도 요청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9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그리고 카카오 택시 측은 직접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앱 이용자의 희망 목적지가 표출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단거리 승객을 거부하는 택시에 페널티를 부과하고자 콜 관련 데이터를 요청했으나 카카오 택시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 이유에 대해 카카오 택시 측은 근본적인 원인이 목적지 표출이 아닌 만큼 서비스의 핵심적인 기능을 없앨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와 카카오는 근거리에서 콜이 발생했는데도 이를 받지 않는 경우 해당 택시를 다음번 배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국토교통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택시 앱 이용 시 불편·불만 사항 중 '배차가 잘 안 된다'(23.8%)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목적지를 이유로 배차나 승차거부를 한다'(17.4%)'가 뒤를 이어 승차거부 관련 불만은 총 40%를 넘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