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음주 후 실탄 사격을 해 논란을 일으킨 군 지휘관이 자신의 반려견을 군의관에게 치료하도록 하는 등 각종 '갑질'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탄 사격으로 물의를 빚은 노모 대령이 장병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갑질'을 해 국방부에 이미 수차례 민원이 들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군당국은 이를 모두 인지하고도 노 대령에게 감봉 3개월의 경징계만을 내렸고, 당시 중령이었던 그는 이달 초 예정대로 대령으로 진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에 따르면 노 대령은 민간 동물병원에서 반려견의 장염 치료에 200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듣고 자신의 부대 의무대 군의관에게 반려견을 직접 데리고 가 치료하라고 지시했다.
반려견은 의무실 진료 침대에서 비타민제를 포함한 수액을 처방받는 등 6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또한 노 대령은 부대 부사관에게 본인의 아들을 위한 관사 내에 축구 골대 제작과 가족들이 사용하는 골프 연습장의 보수 작업을 지시하기도 했다.
심지어 경비를 따로 주지 않아 해당 부사관은 사비를 들여 재료를 구입해야 했고 완성 후 휴대전화로 사진을 보냈으나 노 대령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제작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장병들에게 청소와 정리정돈을 시켰고, 관사 안에서 흙을 밟지 않고 이동하도록 하기 위해 목판으로 길을 조성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사적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올해 3월에는 간부들과 관용 차량으로 부대 정찰에 나서면서 부인과 아들을 동행해 영종도 인근 신도, 모도 등을 다녀왔고 일주일 후에는 처제 가족까지 데리고 부대 운전병이 운전하는 관용 차량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이 의원은 "군 당국이 해당 지휘관의 음주 실탄 사격과 부대원을 상대로 한 각종 갑질 행태를 알고도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며 "갑질 지휘관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 대령은 17사단 3경비단장을 맡은 지난 6월 음주 회식 후 자신이 지휘하는 인천 영종도 해안 초소를 찾아 근무병에게 방탄모를 벗어 탄피를 받으라고 지시한 후 실탄 3발을 발사해 징계를 받았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