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스크린을 촉촉하게 적실 로맨스 영화들이 잇따라 관객을 찾아간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나의 엔젤'은 앞을 못 보는 소녀 마들렌과 투명인간으로 태어난 소년 엔젤의 사랑을 그린 벨기에 작품이다. SF영화에 등장할 법한 투명인간을 소재로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판타지 영화다.
몸이 투명한 소년 엔젤은 자신의 존재를 유일하게 느끼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던 중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 마들렌을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볼 수는 없지만, 서로의 존재를 청각과 후각, 촉각으로 느끼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들렌은 시력 회복 수술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고 몇 년 뒤 앞을 볼 수 있게 되어 집으로 돌아오지만, 엔젤은 자신이 투명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될 마들렌의 반응을 두려워하면서 그녀를 피한다.
영화는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는 현대인들에게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국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도 올가을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다.
12일 개봉하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정방향의 시간을 사는 만화학도 타카토시와 역방향의 시간을 살아가는 에미가 20살이 되어 30일간을 함께 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과거 혹은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기존의 타임슬립 영화와 달리 남녀 주인공이 살아가는 세월의 흐름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교차하는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30일 뿐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은 2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160만 부가 넘게 판매됐으며, 영화는 일본 개봉 당시 약 180억 원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25일에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독특한 제목의 로맨스 영화가 관객을 찾아간다.
일본에서 누적 발행 부수 200만 부를 돌파한 스미노 요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남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이 더 익숙한 하루키와 반에서 인기 최고인 사쿠라가 우연히 주운 한 권의 노트를 계기로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췌장병을 앓는 시한부 소녀와 그 비밀을 알게 된 나의 이야기를 통해 학창 시절 애틋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는 원작 소설에 없던 12년 후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극을 전개한다.
이 영화는 극장 개봉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츠키카와 쇼 감독과 사쿠라 역을 맡은 주연 배우 하마베 미나미가 영화제 기간 내한해 국내 관객과 만난다.
보기 드문 국산 로맨스 영화도 올가을 극장가를 찾는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가을 우체국'은 가수 겸 배우 보아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끈 작품이다.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영화는 스물아홉의 끝자락에서 삶의 2막을 준비하는 수련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보아가 주인공 수련 역을 맡았으며 수련과 결혼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남자 준 역은 독립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쌓아온 이학주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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