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가수 아이유가 가을 감성 돋는 리메이크 앨범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앨범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지난 22일 아이유의 두번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이 발매되면서 원곡자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함께 쏟아졌다.
그들은 이번 아이유 앨범 덕분에 젊은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어 기쁘다는 뜻을 여러 매체를 통해 밝혔다.
특히 원곡자들이 아이유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유독 강조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리메이크 앨범이 나오기 전 아이유에게서 직접 연락이 왔다는 내용이었다.
노래 '매일 그대와'를 만든 들국화 멤버 최성원은 "보통 소속사나 매니저를 통해 리메이크 허락을 받는데 가수가 직접 허락을 구한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동아일보에 밝힌 바 있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모르는 번호가 찍혀있어 눌러봤더니 아이유가 전화 한 번 드리고 싶다는 문자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유는 원곡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리메이크 하겠다며 아주 조심스럽게 자신에게 허락을 구했다고 한다.
그 마음이 기특했던 최성원은 아이유에게 원곡을 손상해도 좋으니 마음껏 하라는 답변을 보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아이유 버전의 '매일 그대와'이다.
아이유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또 있었다. 앨범 '꽃갈피 둘'에서 가장 먼저 공개된 '가을 아침'의 원작자이자 기타리스트 겸 영화음악감독인 이병우였다.
이병우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앨범 발매 전 아이유와 있었던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아이유에게서 먼저 전화가 왔다"고 밝히며 "앨범 마스터링하기 전이라며 노래를 들어봐달라고 했다. 아이유기 오히려 원곡에 충실히 하려 했다고 답해 놀랐다"고 말했다.
대선배들의 곡을 헤치지 않기 위해 엄청난 고심을 거듭했을 아이유의 진심과 배려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과거 아이유는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이유에 대해 "존경하는 선생님, 선배님 곡을 요즘에 모르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게 너무 안타까워 제 목소리로나마 소개해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때는 70~80년대 청춘들을 사로잡았던 곡들이지만 어느새 '옛날 노래'가 돼버린 명곡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고 싶었다는 아이유.
그런 아이유의 모습에 누리꾼들 역시 "과정도 결과도 모두 멋진 앨범이다", "인성이 보인다", "덕분에 좋은 노래 많이 알게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아이유는 이번 앨범에서 김광석의 곡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도 녹음했으나 최근 김광석 타살 의혹이 불거지자 해당 곡을 제외하고 6곡만 선보였다.
아이유는 해당 곡을 삭제한 것에 대해 "오랜 고민이 있었다. 음악이 음악으로만 들려질 수 없을 것 같았고 음악 외적인 감정들로 듣는 이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으로 생각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