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일본계 은행의 국내 지점에 근무하던 한국인 여직원을 성추행한 일본인 직원들과 회사에게 법원이 3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6부(부장판사 박상구)는 일본계 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의 한국 지점 여직원 A씨와 그의 가족들이 일본인 직원들과 해당 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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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월 해당 은행 국내 지점의 대리로 근무하던 일본인 O씨는 회식을 마치고 한국인 사원 A씨와 택시를 타고 가던 중, A씨에게 "한 번 안아 봐도 되느냐", "내가 얼마나 너를 좋아하는지 아느냐"며 허벅지 밑으로 손을 넣고 껴안는 등 A씨를 강제 추행했다.
O씨는 또 2014년 8월에는 결혼을 앞둔 A씨에게 "혼전임신을 해서 결혼하는 것 아니냐", "신혼여행에 가서 임신하고 오라"라고 성희롱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일본인 U씨 역시 2014년 1월 회식을 마치고 헤어지던 중 A씨를 껴안는 등 A씨의 의사에 반한 신체적인 접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충격을 받은 A씨는 2차례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휴직까지 했고, 이후 "O씨 등의 강제 추행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었고, 은행은 성차별적 문화가 만연한데도 이를 예방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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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재판부는 "상대방에 대한 성적 관심의 표현이 그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정신적인 고통을 준다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O씨는 직장 상하와 부하 직원 사이의 업무상 위력 관계를 이용해 제대로 항거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의 수준을 넘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일본인 O씨와 은행이 A씨와 가족들에게 2,800만원을, U씨와 은행이 2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끝으로 해당 은행에 대해서는 "A씨는 O씨로부터 업무 시간에 부적절한 말을 자주 들었고 반복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은행이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