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버스에서 우유를 마시려다가 버스기사와 언쟁을 벌였다는 한 청년의 글을 두고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우유 정도는 마실 수 있다는 측과 버스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버스에서 우유 마시면 안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사연을 게시한 청년 A씨에 따르면 그는 친구에게 받은 드링킹 요구르트를 하나 들고 버스 가장 앞자리에 앉았다.
요구르트를 따서 먹으려는 찰나 버스기사가 "내려서 드실래요"라며 A씨의 행동을 막아섰다.
당황한 A씨가 "버스에서 물도 마시면 안되나요?"라고 되묻자 기사는 "그건 물이 아니라 우유지 않냐. 쏟으면 치울 방법이 없으니 내려서 드시라"고 말했다.
A씨는 "이미 뜯었는데 어떻게 내려서 먹냐. 들고 있어도 쏟을 수 있는데 그럼 먹어치우는게 낫지 않냐"며 버스기사에 항의했다.
기사 역시 "내려서 먹어야 한다"며 강건하게 맞섰고 결국 두 사람은 말다툼이 붙어 욕설까지 주고받았고 A씨는 전했다.
대중교통에서 음료를 먹는 승객들을 자주 봐왔다는 A씨는 "버스에서 우유도 먹으면 안 되는 거였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A씨의 행동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냄새나는 햄버거나 피자도 아니고 우유와 같은 간단한 음료 정도는 버스에서 먹어도 되지 않냐며 A씨를 두둔했다.
한 누리꾼은 "기사님이 융통성이 없었던 것 같다. 흘리지 말고 먹으라거나, 흘리면 치워야 한다는 정도만 얘기해줬어도 싸움까지 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흔들림이 심한 시내버스에서는 음료 등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매너라고 지적했다.
버스에서 물이 아닌 우유, 커피, 주스 등을 쏟고도 치우지 않고 가버리는 일부 승객들이 있어 버스기사가 미리 이를 차단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다른 나라는 지하철에서도 음식물을 갖고 들어가면 벌금을 문다"며 "타인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서로 조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사실 대중교통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행동은 예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특히 추석 연휴를 맞아 고속버스, 기차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은 지금 휴게소나 기차 내 매점에서 산 음식을 자리에서 먹는 것을 두고 찬반이 엇갈린다.
규정상 대중교통 내에서 취식을 금지하는 사안은 없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냄새나 쓰레기처리 등으로 주변 승객에게 불편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