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술 한 잔 안 마시고 밥만 먹어도 '만취'하는 여성의 비밀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그녀는 예뻤다'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운전을 하기 위해 술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은 여성이 음주 단속에 걸린 기상천외한 사건을 아는가.


여성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것, 음주 기준치를 넘었다는 것 모두 진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미국 월간 잡지 리더스다이제스트는 밥만 먹어도 술에 취하는 희귀 증상인 '자동 양조장 증후군(Auto-brewery syndrome)'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2014년 11월, 미국 뉴욕에 사는 한 여성은 운전 중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당시 여성의 혈중 알콜농도는 0.33%로, 미국 허용치인 0.08%의 4배가 넘는 만취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곧장 여성을 체포해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하려 했지만 여성은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그녀는 "술 한 잔 마시지 않았는데 무슨 소리냐. 운전 때문에 정말 밥만 먹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1년 동안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며 여성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 노력했고, 2015년 12월 법원은 그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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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여성은 음식을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탄수화물이 알콜로 변환되는 이상 증세를 보였고,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의학 용어로 '자동 양조장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이 희귀 증상은 전 세계 약 50여건만 보고될 정도로 극히 드물게 나타난다.


지난 1912년 영국의 한 의사가 최초로 증상을 발견해 논문을 발표했고, 1972년 일본에서 첫 발병 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의들은 자동 양조장 증후군의 원인은 장 속에서 '칸디다(Candida)'라는 효모균이 과도하게 증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압구정 백야'


실제로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장 속을 관찰한 결과 일반인보다 효모균이 약 400배가량 더 많았다.


효모균은 환자들이 섭취한 음식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탄수화물을 알콜로 '발효'시키는 역할을 해 실제로 술을 마신 것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미국 미생물학자 키란 크리스넌(Kiran Krishnan)은 "해당 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365일 만취한 상태로 지낸다고 할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피로가 누적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의견을 전했다.


'만취 상태'로 나란히 차 몰다가 4중 추돌 사고 일으킨 부부술을 마신 뒤 앞뒤로 나란히 차를 몰던 40대 부부가 4중 추돌 사고를 일으켜 경찰에 붙잡혔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