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식사 후 카드로 더치페이(비용을 각자 서로 부담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하는 손님을 "패고 싶다"는 식당 딸의 사연이 황당함을 자아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식당 와서 카드로 나눠 계산하는 애들...진짜 X 패고 싶어'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집이 식당을 하고 있다는 글쓴이는 "장사가 어느 정도 잘 돼도 이거 빼고 저거 빼면 나가는 게 반 이상"이라며 "그런데 화나는 게 있다"고 운을 뗐다.
글쓴이가 화가 난 것은 최근 식사를 함께한 후 청구된 금액을 나눠서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
글쓴이는 "예를 들어 4만원이 나왔으면 한 명당 1만원씩 계산해 달라고 하던데 양심이 있는 거냐"면서 "솔직히 카드 수수료 쎈 거 본인들이 더 잘 알면서 왜 그렇게 계산하냐"고 분노했다.
이어 "손님이 무슨 갑이라고 생각하는 거냐"며 "'그건 곤란하다'고 하면 한 명이 현금을 꺼내면서 현금 영수증을 해달라는데 (엿) 먹이는 거냐"고 덧붙였다.
손님도 따지고 보면 월급 받고 사는 '을' 이면서 왜 식당에서 그런 갑질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나눠 내고 싶으면 카드로 낼 게 아니라 편의점에서 현금 서비스를 받아오라고 주장하며 "인성이 X 터졌으니까 그건 싫겠지"라고 비난했다.
글쓴이는 "나는 그냥 카드 계산 이라는 것 자체를 이해 못 하겠다"면서 "돈 가지고 다니기 귀찮아 카드 쓰는 사람들은 그것도 귀찮아서 어떻게 숨 쉬나 싶다"고 글을 맺었다.
그러나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게 할 소리냐", "현금 영수증은 왜 싫어? 탈세?", "어딘지 알고 싶다 안 가게"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카드사 신사업 진출 및 영업 규제 합리화 과제'를 발표하고 우선 음식 업종에 한해 더치페이 카드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대표자 한 명이 전액을 결제한 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분담 결제를 요청하면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