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탐사 전문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실체를 파헤친다.
2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은밀하게 꼼꼼하게-각하의 비밀부대' 편으로 국정원을 이용해 여론을 장악했다는 MB 정부의 의혹에 대해 조명한다.
지난 8월 30일, 댓글부대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이 발생한 지 4년 8개월 만에 일이다.
그사이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했던 경찰관들은 고속승진하며 승승장구했고, 수사 외압을 폭로했던 자들은 도리어 현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원 댓글조작 조사에 속도가 붙긴 했지만, 여전히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는 유보된 상태다.
그알 제작진이 파헤친 당시 댓글부대 규모와 행태는 생각보다 거대했다. 국정원 지시를 받는 48명의 팀장과 약 3500여명이 넘는 민간인 댓글 알바가 있었다.
그들은 매일 각종 현안에 대해 정부를 지지하거나 혹은 야당을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과 논평을 달았다.
이러한 일을 한 대가는 모두 국민 혈세로 지급됐다. 그 금액만 수십억원에 달한다.
구성원 중에는 사립대 교수, 대기업 간부, 퇴직 국정원 직원 모임인 '양지회' 전직 간부 등 유명인사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정치 관련 글만 9천개 넘게 작성한 전직 국정원 간부는 2012년 8월 대선기간부터 압도적으로 많은 글을 올렸지만, 자신은 선거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MB정부가 휘두른 건 '댓글 부대'만일까. 제작진은 소문으로만 돌다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문화·예술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정책에 반대했다가 10년간 알 수 없는 악플에 시달렸던 배우 김규리는 대표적인 블랙리스트 연예인이다.
2010년 KBS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가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김미화 역시 명단에 올라와 있다.
뿐만 아니라 고발성 프로그램 제작진, 교수, 소설가 등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모두 '블랙리스트'에 올라 보이지 않는 외압을 받아왔다.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국정원'은 대체 누구를 위해 움직였던 것일까.
오늘 '그것이 알고 싶다'는 권력을 이용해 국가기관을 유용하고 대한민국을 장악하려 했던 MB 정부의 실체를 파헤치고, 그 책임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