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 사는 예비군 A씨는 지난 13일 오전 6시 30분께 집을 나섰습니다. 시내버스와 셔틀버스를 타고 그가 괴산 훈련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 40분. 훈련장까지 2시간이 넘게 걸린 겁니다.
A씨가 왕복 4시간을 들여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된 건, 청주 훈련장이 통폐합됐기 때문입니다. 육군은 2024년까지 전국 200여개의 대대급 훈련장을 40개의 연대급 훈련장으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통합 훈련장이 외진 곳에 있는 데다 교통편도 부족하다는 겁니다. 충북 예비군의 61.1%가 청주에 거주하는데, 청주-괴산 훈련장 셔틀버스 승차장은 도심 외곽에 고작 한 군데 뿐입니다.
예비군 훈련장은 교통체증, 사격 소음 등 때문에 민간에서 '기피시설'로 꼽힙니다. 통합예비군 훈련장 부지로 거론된 인천 부평, 전북 완주, 경기 안산시 등의 주민들이 난색을 표했던 이유입니다.
훈련장이 외진 곳에 있을 수밖에 없다면, 교통이라도 좋아야겠죠. 그러나 A씨처럼 '생고생'을 해서 셔틀버스를 타거나, 사비를 들여 택시 혹은 자가용을 타고 훈련에 오가는 예비군이 다수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돈과 시간을 써 가며 훈련에 참가한 예비군에게 지급되는 교통비는 7천 원입니다. 그나마 작년보다 1천 원이 오른 겁니다.
너무 낮은 예비군 교통비는 과거 국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2015년 기준 예비군 인원 306만명 가운데 142만명이 당시 지급되던 6천원으로 교통비를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죠.
국방부는 내년 예비군 교통비를 1만1천 원으로 '대폭' 인상할 계획이지만 원성은 여전합니다.
"교통편부터 해결하고 훈련장을 통합해야지, 집만 지어놓고 길이 없으면 어떡하나"
"국가의 부름에 생업 다 포기하고 자기 돈 지출해서 가야 되나"(출처: 연합뉴스 댓글)
통폐합으로 인해 점점 접근성이 떨어지는 예비군 훈련장. 셔틀버스 등 연결 교통편을 늘리고 예비군에게 지급되는 교통비를 현실화해야, 계속되는 '애국페이'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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