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오랜 학업과 취업 준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20대의 건강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통계정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근골격계 질환과 소화계 질환, 정신건강 질환 등 일부 질환에서 20대 환자의 증가율이 노인층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황장애나 우울증, 알코올 중독증 등 정신질환의 증가세가 급격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공황장애의 경우 20대 환자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최근 5년 사이 환자 수가 65%나 증가했다.
우울증 환자 역시 30대에서 1.6% 증가하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오히려 감소했지만, 20대에서만 2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중독 환자는 30∼50대에서는 모두 감소한 반면 20대만 20.9%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학업과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신체 건강 역시 나빠졌다.
지난해 20대 경추질환 환자는 15만 8천명으로 2012년(12만4천명)보다 27.7%나 증가한 것에 비해 30대는 13. 6%, 50대는 10%, 40대는 6.2%가 늘었다.
척추질환 역시 20대 환자는 13%나 증가해 4%가 증가한 30대에 비해 3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궤양성 대장염·크론병(41.3%), 위·식도 역류병(20.6%) 등 소화 계통 질환과 급성 신부전(45.3%), 전립선증식증(64.1%) 등 비뇨 생식계 질환 등도 다른 연령대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학업과 취업 준비로 인한 잘못된 자세와 운동 부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며, 불규칙한 식사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비인간적인 경쟁사회, 학업·취업·육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가장 건강하고 활발한 세대인 청년의 건강마저 악화되는 현실"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20대 청년들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는 동안 건강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청년들은 계속 존재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건보공단에서는 일반건강검진 대상자를 '지역세대주, 직장가입자 및 40세 이상 세대원과 피부양자'로 한정하고 있다.
이는 지역세대주가 아니거나 취업을 하지 못해 직장가입자가 아닌 20~39세 청년은 일반건강검진의 기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의원은 "청년세대가 국가건강검진에서 배제되는 현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만 25세 또는 30세에 생애주기 건강검진을 의무화하고, 청년세대에 시급한 근골격계질환이나 정신질환 등 검진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애주기별 국민건강관리 서비스'와 '전국민 주치의제'를 도입하여 세대·계층과 관계없이 전 국민이 필수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