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하수구에 빠뜨린 휴대폰을 꺼내기 위해 119 구조대를 부른 신혼부부의 이야기가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마트폰 때문에 119 부른 신혼부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지난 2014년 방송된 SBS '심장이 뛴다'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방송은 연예인들이 일선 소방서에서 소방대원들과 근무하며 구조 활동을 직접 체험해 보는 내용이었다.
해당 방송분에서 배우 박기웅과 소방대원들은 "휴대폰을 꺼내 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신고자인 신혼부부는 도로변에 있는 하수구 쪽으로 구조대를 안내하며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중요한 연락처들이 핸드폰에 저장돼 있어서 어쩔 수 없이 119에 신고를 했다"며 미안해했다.
그런 부부를 위해 박기웅과 구조대원들은 휴대폰 구조(?)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하수구의 구멍을 통해 휴대폰을 꺼내려고 했지만 구멍이 워낙 작았던 탓에 쉽게 꺼내지 못했다.
이에 구조대원들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하수구 경계석을 들어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하수구 경계석을 들어올리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무게가 매우 무거웠고 또 현장 주변으로 많은 차량이 오갔기 때문.
그때 옆에서 조용히 작업을 지켜보던 구조팀장이 나섰다. 그는 하수구 경계석을 철사로 묶은 뒤 지렛대의 원리로 경계석을 들어올리자고 했다.
구조팀장의 조언대로 작업을 진행한 결과 경계석은 쉽게 들어올려졌고, 덕분에 신혼부부는 소중한 정보가 담긴 휴대폰을 다시 손에 쥘 수 있었다.
한편 해당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국민 안전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119를 부르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저런 일은 지자체 하수도 관리 부서에 연락해야 한다", "외국은 저런 경우 시간대로 출동비를 계산해서 지불해야 한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의 부정적인 반응처럼 소방차가 1대 출동할 때 드는 비용은 평균 31만 4천원이다. 구급차도 한 번 나가면 6만 1천원의 비용이 들며 소방 헬기는 170만 7천원이 든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6년간 119에 들어온 허위신고 건수는 3만 2천건이 넘으며, 소방력이 출동한 거짓 신고 건수도 수백 건에 달해 심각한 소방력 낭비가 초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사소한 일에도 출동을 요청하는 시민들에게 사용료 일부를 부담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