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석란정 화재 진압 도중 소방관 두 명이 순직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들을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가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불과 2개월 전 국민의당이 '화재가 많이 안 난다'며 소방관 증원을 반대한 것을 두고 "앞뒤가 다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안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릉 소방서 이용욱, 이현호 소방관님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라는 추모글을 올렸다.
이어 "국민의 생명은 물론 국가와 국민의 재산까지 지켜주시는 소방관의 노고와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같은 날 새벽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화재를 진압하다 붕괴 매몰로 순직한 두 소방관을 향한 애도문이었다.
그런데 해당 글이 올라오자 댓글과 각종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두 달 전인 지난 7월 추경 당시 안 대표가 소속된 국민의당이 '소방관 증원'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당 간사 황주홍 의원은 "소방관의 경우, 화재가 빈발하는 것이 아니므로 동원체계를 정교화·과학과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정부의 추경예산안 중 경찰, 소방관, 군부사관, 교사 등 공무원 증원을 위한 예산 1.5조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두 달 전만 해도 소방관 증원이 필요 없다더니 소방관이 순직하니까 갑자기 처우를 개선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이냐며 뻔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당시 황 의원이 발언이 소방관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뜻이지 증원을 반대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순직한 이용욱, 이현호 소방관이 소속돼 있던 강원도 내 소방인력은 2천 612명으로, 3교대가 가능한 법정 필요인력(4천 431명)에 59%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본 4명은 타야 할 소방차에 2~3명이 타거나, 한 명은 운전을 하고 다른 한 명이 모든 사고 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도 태백 강풍 피해복구현장에서 홀로 현장 복구작업에 나섰던 故 허승민 소방위가 목숨을 잃었다.
이같이 심각한 소방인력 부족을 겪고 있지만 충원은 5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 소방본부는 2022년까지 소방인력 총 2천 18명을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도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소방공무원수 역시 4만 4천293명으로 최소 인력배치 기준보다 1만 9254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략 소방관 1명이 국민 1천 579명을 책임지고 있는 것.
이에 소방공무원의 98.8%를 차지하고 있는 지방직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국가 예산으로 열악한 공무 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