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시어머니에게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뺨을 맞은 여성의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랑한테 뺨 맞았어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남편 B씨와 5개월 전에 결혼해 신혼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행복한 신혼 생활에서도 고충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매일같이 이어지는 '자린고비' 시어머니의 잔소리.
그녀의 시어머니는 한겨울에도 전기장판만 틀고, 설거지도 물 한 바가지로 완료할 정도로 알뜰한 사람이었다.
시어머니는 A씨와 B씨가 결혼하자마자 A씨에게 "콘센트를 뽑았느냐, 에어컨을 틀지 마라" 등의 이유로 전화와 문자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정작 B씨에게는 이 같은 잔소리를 평생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최근 A씨와 B씨가 시어머니 댁에 내려갔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평소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야 하는 A씨가 잠깐 보일러를 틀고 씻은 것을 시어머니가 알게 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어머니는 A씨가 씻고 있는 화장실 문을 거칠게 두드리며 "여름에 왜 보일러를 트느냐"고 호통을 쳤다.
A씨는 "추위를 많이 타서 따뜻한 물로 씻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시어머니는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유난이다"라고 비난했다.
억울한 마음이 들었던 A씨는 결국 참지 못하고 "유난은 어머니가 떠시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까지 아끼면서 살고 싶지 않으니 앞으로 전화는 신랑에게 하시라"고 말했다.
이를 우연히 들은 남편 B씨는 도리어 A씨를 몰아붙였다. B씨는 "어머니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말대꾸를 하느냐"고 호통을 쳤다.
서러워진 A씨는 울며 "네가 매일 어머니 전화받아서 잔소리에 시달려봐라. 보일러 30분 켠 걸로 아까우시다는데 난 그렇게 궁상맞게 못 산다"고 따졌다.
이어 "어머님이 저렇게 아껴서 죽어서 다 짊어지고 가실 거냐. 왜 내가 저렇게 살아야 하느냐. 난 이승에서 즐길 거다"고 말했다.
A씨가 주장을 굽히지 않자 B씨는 씩씩대더니 갑자기 A씨의 뺨을 올려붙였다.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A씨. 하지만 이후에도 B씨는 "때린 건 미안하지만 네가 어머니 앞에서 죽음이나 이승에 대해 운운한 게 화가 나서 그런 것이다"고 말하며 폭력을 합리화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은 "때리는 버릇은 고치기 힘들다", "시어머니 앞에서 말이 심하긴 했지만 남편의 폭력은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