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지난 2005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개성중 폭행 치사 사건의 범인이 명문대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중앙일보는 부산 개성중 폭행치사 사건의 피해자인 故 홍성인 군의 아버지 홍권식 씨와 가진 인터뷰를 공개했다.
개성중 폭행치사 사건은 지난 2005년 10월 1일 오전 10시 50분경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산개성중학교에서 가해자 최모 군이 피해자 홍성인 군을 일방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당시 학교에서 '짱'으로 불리던 최군은 '딱밤 때리기' 장난을 하던 중 홍군이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 의자 등을 이용해 홍군을 폭행했다.
이로 인해 홍군은 폐의 3분의 2가 파열된 데 이어 머릿속에도 피가 고여 사건 발생 4일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졸지에 아들을 잃은 아버지 홍씨는 충격으로 뇌경색 증세를 보여 수술을 받았다. 지난 2013년에는 장애 6급 판정도 받게 됐다. 홍군의 어머니 역시 지금까지 우울증을 겪고 있어 혼자서는 외출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군은 당시 자신의 홈페이지에 "살인도 좋은 경험^^"이라며 "덕분에 인간은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아~"라는 글을 남겨 공분을 샀다.
또 "어차피 난 법적으론 살인이 아니니~ㅋ"라면서 "개만도 못한 것들이 짖어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최군은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았을 뿐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홍씨에 따르면 최군은 명문대 의대에 진학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처럼 온 국민을 분노케 했던 개성중 폭행치사 사건.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건 후 12년여가 흘렀음에도 학교폭력은 여전히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학교폭력 적발 및 조치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학교폭력사범은 6만 3,4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중 구속된 인원은 649명에 그쳤다. 검거 인원 대비 1%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편 최근 공론화된 부산·강릉 여중생 폭행 사건을 포함해 곳곳에서 일어난 청소년 폭행 사건에 대해 홍씨는 인터뷰에서 "이젠 정말 달라질 때도 됐는데"라며 "학교 폭력 자체를 예방하기 위한 얘기를 먼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