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게임은 게임다워야 한다"며 사행성을 줄이겠다던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하지만 리니지M을 둘러싼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그의 지난 발언이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가입자 1천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리니지M은 지난 7월을 기준으로 일 평균 이용자 수 150만 명을 기록한 데 이어 일 평균 매출 역시 90억원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리니지M이 충동을 자극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리니지M은 아이템 거래소 시스템을 도입하며 18세 이상 성인 이용자들을 위한 별도 앱을 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리니지M 게시판 등에는 일명 '아이템 뽑기'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박'을 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등 일부 이용자들이 일명 '현질'을 지나치게 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한 이용자는 "한 달에 거의 150~200만원 정도를 아이템 뽑기에 쓰고 있다"며 "하지만 좋은 아이템을 얻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이용자 역시 "하루에만 수십만원을 쓴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전부 사실상 '꽝'이 나오는 것을 보고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더라"라고 후회하기도 했다.
이러한 아이템 뽑기를 이용하려면 한번 클릭에 3만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운이 좋을 경우 3만원 만에 희소가치가 높은 일명 '레어' 아이템을 뽑을 수도 있어 이용자들이 충동적으로 과금을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엔씨소프트사에서 공개한 확률 표에 따르면 이처럼 수천만원의 가치를 지닌 희귀 아이템을 뽑을 확률은 0.0001%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만번을 뽑아야 1번 나오는 수준이다. 나머지 아이템들은 이용자에게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미끼 상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과거 김택진 대표가 "게임은 게임다워야 한다"며 "과도하게 비싼 아이템을 만들어 사행성을 조장해 돈 벌기에만 몰두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며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용자의 충동을 조장해 비싼 아이템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온 그가 자신의 지론과는 반대되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
한 이용자는 "아인하사드(게임 아이템)가 없이는 게임을 못하게 만들었다"면서 "그런데 그 아이템을 과금 없이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는 조만간 리니지M 내에 개인 간 거래 시스템까지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윤재수 엔씨소프트 CF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개인 간 거래와 공성전을 업데이트해 리니지M 인기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윤진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게임 내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면서 "이중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에서도 확률의 정도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리니지M은 다양한 개별 확률을 사전에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의 최상위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