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지난 5년간 정신적 트라우마로 소방관 47명 자살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최근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이 4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소방관들의 정신과 상담진료 횟수도 최근 4년간 10배나 늘어 소방관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자살한 소방관은 총 47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2년 6명, 2013년 7명, 2014년 7명, 2015년 12명, 2016년 6명, 올해 상반기 기준 9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7명)과 경북(6명), 부산(5명), 충북(4명)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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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정신과 상담 및 진료를 받는 소방관들도 4년 새 10.5배나 증가했다.


2012년 484건이었던 상담 건수는 지난해 5087건을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에 벌써 3898건을 넘어섰다.


실제로 국립정신건강센터 연구팀이 소방관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해본 결과 3명 중 1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PTSD)'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행정안전부가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9%가 PTSD, 알코올 사용 장애, 우울 장애, 수면 장애 중 한 가지 이상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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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가 오가는 사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만큼 소방관의 심리적 치유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지금까지 소방관의 정신 건강에 대한 정부 지원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이 분석한 소방청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사업'을 시행한 소방서는 전체 213곳 중 30곳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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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심리 전문의와 상담사들이 직접 소방서를 찾아 직원들을 대상으로 예방교육 및 심리장애 진단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홍 의원은 "소방관은 직무 특성상 참혹한 현장 경험을 반복하기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리상담과 치료 지원비용을 대폭 늘리고 심리상담실도 확대 운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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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4일 소방청은 소방관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소방 전문병원 '복합치유 센터' 설립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합치유센터'는 앞서 2012년 사회공헌 기금을 바탕으로 설립이 추진됐으나 부처 간의 이견에 가로막혀 철회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방관 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소방청 역시 42년 만에 독립기관으로 승격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복합치유센터' 건립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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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비용 절반 지원해주는 '소방관 전용 보험' 만든다문재인 정부는 보험료의 50%가량을 지원하는 '소방관 전용 보험'을 신설해 열악했던 소방관 처우 개선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