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40년 전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거리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꿋꿋이 서 있는 한 노모의 간절함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힌다.
지난 25일 경기남부경찰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긴 세월동안 딸을 찾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 한 어머니의 사연을 전했다.
42년 전인 1975년 5월 9일 충청북도 청주시 운천동에 살고 있던 신경하 양(당시 6세)은 친구들과 함께 집 앞에서 놀고 있었다.
어머니 한태순씨는 경하양이 노는 것을 확인한 후 3살과 6개월된 어린 두 동생만 데리고 장을 보러 나섰다.
얼마 후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경하양이 집에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웃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경하양이 근처 할머니댁에 간다며 길을 나섰다고 말했다.
밤이 되어서도 딸 경하양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그저 할머니댁에서 자고 온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남편 출근길을 배웅하던 중 할머니집에 같이 살고 있는 삼촌을 마주쳤다.
삼촌이 경하양이 할머니 집에 오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나서야 딸이 실종됐음을 알게 됐다.
이미 하루가 흐른 상황, 사방팔방으로 경하양을 찾으러 다녔지만 딸은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그 이후로 어머니는 딸을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주변의 권유로 굿도 했고, 직접 전단지를 만들어 뿌리기도 했다.
기막힌 일도 있었다. 90년대 초반 아이를 찾기 위해 방송을 출연한 어머니는 대구에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자신이 딸 경하라는 여자가 나타난 것이다. 3년간 같이 살며 시집도 보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여성은 자신이 경하가 아니라고 고백했다.
처음 봤던 그 날 어머니의 딸이 되고 싶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머니는 "그 일로 오히려 경하에 대한 미안함이 조금은 치유됐다"며 "이 여성처럼 경하도 누군가의 집에서 잘살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어머니는 실종아동기관에 지문 등록을 해둔 상태며, 여전히 딸을 찾기 위해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나서고 있다.
한국 나이로 6살에 실종된 신경하양은 1970년 7월 25일생이며, 충청북도 청주시 운천동 집 근처에서 실종됐다.
왼쪽 배꼽 밑에 데인 자국이 있으며 실종됐을 당시 검은색 단발머리에 꽃고무신, 줄무늬 티셔츠, 남색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은 40대 후반이 된 신경하양의 예상 얼굴도 함께 공개했다.
신경하양을 알거나 혹은 자신이 신경하양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가까운 경찰서나 실종아동전문기관(02-777-0182)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