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연대 대나무숲에 올라와 누리꾼 '심쿵'하게 만든 한 대학생의 '첫사랑' 글

인사이트영화 '비포 선라이즈'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3년 전 우연히 기차 안에서 만나 함께 음악 페스티벌을 즐겼던 여성을 잊지 못하는 한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특히 해당 글이 올라온 후 자신이 사연 속 주인공인 것 같다는 여성이 실제로 나타나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새벽 3시께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2014년 9월 경춘선행 기차에서 운명같이 첫사랑을 만났다는 한 대학생의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Facebook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해당 글을 게시한 A씨는 어릴 때부터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님 아래서 삶의 낙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학업에만 열중하고 살았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좁은 방에서 공부만 하던 그에게 힘이 되어준 유일한 수단은 음악이었다.


이후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학에 입학한 A씨는 밴드 동아리에 가입하고 콘서트나 음악 페스티벌을 다니며 자유를 만끽했다.


인사이트영화 '비포 선라이즈'


2014년 1학기가 끝나고 입영통지서를 받게 된 A씨는 마지막 자유를 누리기 위해 자라섬에서 열린 한 음악 페스티벌을 가기로 결정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경춘선에 몸을 실은 A씨. 그때 어깨까지 내려오는 노란 머리와 우윳빛 피부의 여성이 A씨 옆자리에 앉았다.


옷차림을 보고 단번에 같은 페스티벌을 간다고 생각한 A씨는 혼자 왔으면 같이 가자는 말을 건네려 했지만 조금 있으면 군인 신분이 될 자신의 처지가 떠올라 포기했다.


인사이트영화 '비포 선라이즈'


그런데 갑자기 이 여성이 먼저 "선크림 바르셨어요?"라며 A씨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러면서 "페스티벌 가시는 것 같은데 여름 끝났다고 해도 햇빛이 강해요. 크림 안바르면 살 타요"라고 대화를 이어갔다. 


먼저 말을 걸어준 여성을 보고 용기가 난 A씨는 함께 페스티벌을 가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은 이날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따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축제가 끝나고 가평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A씨는 여성에게 조심스럽게 전화번호를 물었고 여성은 흔쾌히 자신의 번호를 알려주었다. 


인사이트영화 '비포 선라이즈'


하지만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A씨는 이날 집 앞 편의점에서 여성의 번호가 담겨 있는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만다.


A씨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자라섬으로 향해 이 여성을 찾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1년이 흘러 군입대를 하고 상병이 된 A씨는 휴가를 나와 또 한 번 자라섬으로 향했다.


혹시나 그녀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그 여성을 다시 볼 수 없었다.


A씨는 "네 이름과 회기역에서 내렸다는 것밖에 모르지만 이번 가을 너를 다시 만나고 싶다"며 "그래서 티켓도 구매했다. 물론 2인권으로. 너는 내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준 여자니까"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인사이트Facebook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그런데 해당 글이 올라온 이후 한 여성이 "글의 주인공이 아마도 나인 것 같다"며 댓글을 남겼다.


이 여성은 "2014년 페스티벌은 1일권만 끊어서 다음날 가지 않았다"며 "그쪽이 군대에 간 것처럼 나도 유학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스티벌은 함께 가지 못하더라도 꼭 밥 한 번, 커피 한 잔 해요. 연락 기다릴게요"라는 말을 전했다.


인사이트영화 '비포 선라이즈'


두 사람의 사연은 마치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달콤한 로맨스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보는 듯하다.


누리꾼들 역시  "소름이다", "진짜 운명이다", "두 분 꼭 만났으면 좋겠다", "보는 내가 다 설렌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금도 해당 게시글에는 두 사람의 실제 만남을 궁금해하며 '후기를 남겨달라'는 누리꾼들의 요청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저 놓치면 후회해요" 대나무숲에 올라온 풋풋한 대학생의 글경희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한 여학생의 풋풋하면서도 당돌한 고백이 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