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20년째 갖은 협박과 폭언에 시달리면서도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 진실을 알리고 있는 한 일본 기자의 노력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tvN '프리한19'에서는 '세상을 뒤흔든 특종 19'를 주제로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최초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 기자에 대해 소개했다.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는 전 세계 최초로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밝히며 당시 겪었던 참담한 실상과 일본군의 만행을 폭로했다.
그런데 이 기자회견이 있기 3일 전인 8월 11일 일본 유력 일간지 A신문에 대서특필된 기사가 있었다.
'前 조선인 종군 위안부, 전후 반세기 만에 무거운 입을 열다'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는 위안부로 고초를 겪었던 김 할머니의 증언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는 한일 일간지 중 최초의 위안부 보도였으며 이를 작성한 사람은 A 신문의 서울 특파원이었던 우에무라 다카시 기자였다.
우에무라 기자가 처음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알게 된 건 199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정옥 대표의 기고문을 읽고 나서였다.
참혹한 진실을 마주한 그는 곧바로 윤 대표를 찾아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터뷰를 부탁했다.
일본 정부와 달리 적극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려는 우에무라 기자의 모습에 감동한 정대협 측은 그에게 김 할머니의 증언 테이프를 먼저 들려주게 된다.
이후 우에무라 기자는 김 할머니의 증언을 사회면 특종으로 터뜨렸다.
김 할머니의 기자회견 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전 세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자 일본 내부에서 비난의 화살이 모두 우에무라 기자에게 향했다.
일본 언론과 우익 단체는 우에무라 기자에게 가족까지 모두 살해하겠다는 등 갖은 협박을 가했다.
심지어 어린 딸의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면서 딸이 왕따를 당하기도 했으며, 이 기사로 우에무라 기자는 교수 임용까지 취소됐다.
우익 단체의 협박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에무라 기자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관련 저서까지 출간하며 여전히 위안부 진실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