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1천억' 소방헬기 사면서 소방관 밀린 수당 19억원 안주는 소방당국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최근 소방당국이 1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소방헬기 2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작 현장에서 뛰고 있는 소방관들의 밀린 초과근무 수당은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미 2009년 배치된 소방헬기마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MBN '뉴스8'은 중앙119구조본부가 소속 소방관의 밀린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MBN 뉴스8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활동했던 한 소방관은 매년 130시간가량 초과 근무를 했다.


그러나 본부는 90시간까지만 인정했다. 실제로 당시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방관들의 소송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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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본부는 2009년 소송 소방관들과 합의문을 작성한다. 합의문에는 소송 결과에 맞춰 밀린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방관은 122명에 달했으며, 액수는 2006년부터 3년간 19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본부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약속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사이트MBN '뉴스8'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는 "수당을 지급하려 몇 번이나 예산 합의를 했지만 기재부가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주겠다고 해 편성이 안됐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난해 소방당국이 제출한 예산 요구 자료에는 밀린 초과근무수당 항목이 제외돼 있었다.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건 1천억원에 달하는 대형 헬기 구입 요청이었다.


1천억짜리 소방헬기를 사는 데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정작 소속 소방관들의 수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사이트MBN '뉴스8' 


특히 소방당국은 이미 2009년 5월 물 4천L를 실을 수 있는 447억원대 소방 헬기 2대를 도입했다. 문제는 이 헬기들마저 단 한 번도 산불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대형헬기 주목적은 인명구조라 화재에 투입되지 않았다"며 "현재 없는 진화 장비는 구매를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쓰지도 않는 수천억 소방헬기 구입에는 관대한 본부가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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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6일 중앙119구조본부는 2019년까지 유럽 항공기 업체 에어버스의 대형헬기 2대를 수의계약으로 추가 구매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본부가 구입하려는 헬기가 이미 한차례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기종으로 알려져 안전성을 두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출동간식비 '3천원' 마저 마음대로 못쓰는 소방관들야간현장 출동 소방대원에게 주어지는 간식비 3천원이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