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영화 '택시운전사'의 모티브가 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찍은 '5월의 광주', 그 당시의 모습이 화제다.
지난 8일 출판사 '창작과 비평'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1980년 5월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위와 항쟁이 연일 계속되던 광주를 담은 힌츠페터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는 결연한 표정으로 시가지를 걷는 광주 시민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군용 트럭 등에 둘러진 '전두환 찢어 죽여'로 추정되는 문구도 눈길을 끈다.
격렬한 전투 장면이 담긴 사진은 아니지만 당시 광주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짐작하기엔 충분하다.
한편 독일 공영방송의 아시아 특파원으로서 일본에 머물던 힌츠페터가 '계엄령 하의 광주에서 시민과 계엄군 충돌'이라는 짤막한 뉴스를 접한 것은 5월 19일 오전이었다.
당시 외국 기자가 국내에서 취재를 하려면 국가홍보원에 신고해야 했다.
그러나 취재 허가를 받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그는 신고를 하지 않고 20일 오전 광주로 잠입했다.
이후 학살 현장과 병원 등을 찾아다니며 광주 시민들의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한 그는 21일 집단 발포현장의 총성도 카메라에 담았다.
이어 필름을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본사에 보내기 위해 같은 날 오후 광주에서 서울을 거친 그는 비행기를 통해 필름을 일본 도쿄까지 직접 가지고 가 전 세계에 공개하며 '푸른 눈의 목격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