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배구협회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김연경에게 이벤트성 대회에 출전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8일 오마이뉴스는 7일 배구협회 고위 관계자가 김연경에게 오는 9월 열리는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 대회에 출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김연경이 국가대표 선수들과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날이었다.
김연경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협회의 대표팀 지원 부실과 일부 주전 선수들의 혹사, 2020 도쿄올림픽 준비 부실 등을 거론하며 협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배구협회는 남자 배구대표팀 선수 전원에 원정경기를 위해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제공하면서 여자 선수들에게는 절반만 비즈니스석을 제공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큰 내색을 하지 않았던 김연경이 또 다른 국제대회 출전을 앞두고 협회를 비판한 것은 큰 사건이었다.
그러나 협회 고위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마친 김연경을 따로 불러 9월에 열리는 대회에 출전해줄 것을 또 다시 요청했다.
물론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로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요청받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해당 경기가 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랭킹 점수를 주지 않는 이벤트성 대회라는 점이다.
김연경을 비롯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은 한 달 사이에 불가리아-폴란드-한국-체코-필리핀을 오가는 '살인적인 일정'을 감당하고 있다.
협회의 부실 지원과 일부 주전 선수만 계속해서 혹사당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협회가 그 자리에서 또 다른 대회 출전을 요구한 것은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 감독이 협회에 김연경을 해당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관계자가 김연경에게 출전을 요구한 것은 사실상 '압박'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벤트성 대회인 만큼 유망주나 그동안 대표팀에서 충분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연경과 주축 대표 선수들에게만 혹사를 강요하는 협회의 행동은 계속해서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한편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정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다.
김연경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내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시드를 받을 수 있도록 무조건 4강 안에 들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