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송강호 주연의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 일주일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8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영화 '택시운전사'는 누적관객 500만명을 넘어서며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최단 기록을 세웠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국내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렸던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1980년 5월 서울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이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주겠다는 말에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택시운전사'가 뜨거운 호평 속에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 송강호가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한 '택시'와 '차량번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강호가 노란색 개인택시 기사 유니폼을 입고 운전한 택시는 1973년식 기아자동차의 '브리사(Brisa)'라는 차종이다.
일본 마쓰다의 파밀리아를 바탕으로 기아자동차가 만든 승용차 브리사는 현대자동차의 소니가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전까지 인기를 모았던 차량이다.
하지만 1981년 단종된 브리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택시운전사' 제작사 측은 외국 중고 거래 사이트를 샅샅이 뒤진 끝에야 겨우 브리사 3대를 찾을 수 있었다.
어렵사리 찾아낸 브리사는 운행에 적합하지 않아 결국 구형 아반떼에 브리사 차체를 얹는 등의 개조를 통해 '녹색 택시'가 완성됐다는 후문이다.
택시에 이어 관심이 쏠리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차량번호'다. 극중에서 황태술(유해진)어린 딸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려는 김만섭의 택시 앞길을 막는다.
황태술은 "공수 놈들이 서울택시는 다 잡아들인다 안 허요"라고 말하며 김만섭에게 '전남2 나 0310'가 적힌 차량번호판을 건넨다.
서울 차량번호판을 달고 다니면 군인들에게 눈에 띄어 잡혀가기 때문에 전남 차량번호판을 달고 다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소름돋는 비밀이 들어있다. 믿거나 말거나 우연일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송강호가 광주에서 운전할 때 달고 다닌 차량번호 '전남2 나 0310'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일이기 때문이다.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5개월 전인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이 내려져 청와대를 나왔다.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만에 결국 구속됐고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생활 중이다.
'택시운전사' 제작진 측이 차량번호판에 '0310'이라는 숫자를 넣은 것은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에 의해 맞아 떨어진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극중에서 황태술이 건넨 차량번호판 덕분에 김만섭은 군의 감시망에 벗어나 무사히 광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점이다.
광주에서 빠져나온 김만섭은 독일 기자 피터를 김포국제공항까지 태워다줬고 덕분에 1980년 당시 참담했던 광주의 모습은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다.
1980년대 몸을 사리는 광주의 엄혹한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 올여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과 울림을 안겨줄 영화 '택시운전사'.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와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유해진과 류준열이 출연한 '택시운전사'는 전국 극장가에서 절차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