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엄벌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삼성 반도체' 피해자 가족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던진 막말에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는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는 이 부회장의 결심공판을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이 중에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 판정을 받은 한혜경씨와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를 돕고 있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활동가들도 있었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중 급성백혈병으로 숨진 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도 함께 했다.
이들은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엄벌을 내릴 수 있도록 촉구하는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박사모 등 박근혜 전 지지자들이 삼성 반도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손가락질하며 막말을 퍼붓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돈 받고 여기왔냐", "병X들이 왜 여기 와있어?", "인천 앞바다에 들어가 버려라", "문재인한테나 가라"라고 소리쳤다.
결국 뇌종양 진단으로 사지를 움직일 수 없어 휠체어를 타고 온 한혜경씨와 어머니 김시녀씨는 끝내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날 오후 '반올림'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에서 일하다 병에 걸리거나 돌아가신 분들에게 오늘의 재판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헤아리기는커녕 이렇게 상처를 주냐. 너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데 밤새 들은 험한 말은 몸과 마음을 무너뜨린다"며 "삼성직원과 박사모는 무엇을 위해 사람 냄새를 포기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영수 특검팀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