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그 속에서 배우 송강호는 광주의 참혹했던 실상을 목도하고 그 과정에서 급격한 심경의 변화를 겪는 택시운전사 만섭으로 열연했다.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역사적 사실이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유독 빛을 발했다.
송강호는 실존 인물에 누가 되지 않도록 그들이 느꼈을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거대한 이야기를 부끄럽지 않게 만들기 위한 부담감이 항상 있었다"며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언제나 연기 앞에 겸손했던 배우 송강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6편을 소개한다.
1. 반칙왕 (2000)
영화 반칙왕은 평범했던 직장인이 프로레슬러로 삶의 의미를 되찾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는 실제로 한일은행 은행원이면서 프로레슬러 생활을 20년간 해온 백종호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1974년 프로레슬러로 데뷔한 백씨는 낮에는 은행일을 하고 밤에는 체육관에서 레슬링 연습을 했다.
백씨의 통산전적은 112전 55승 57패로, 2004년 은퇴했다. 이후 은행 지점장까지 올랐던 백씨는 은행을 퇴직한 후 고향에서 체육관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의 삶을 모티브로 한 영화 '반칙왕'은 지금도 많은 영화팬들에게 송강호의 원톱 연기가 가장 돋보인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2. 살인의 추억 (2003)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살인의 추억'은 지금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해당 사건은 한국에서 발생한 최초의 '연쇄살인' 사건으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차례로 살해됐다.
180만명의 경찰이 동원되고 3천여명의 용의자가 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하고 사건은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졌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는 오직 감으로 끈질기게 범인을 추적하는 열혈 시골 형사 박두만 역을 맡았다.
3. 변호인 (2013)
영화 '변호인'은 1981년 군사독재 정권 당시 발생한 '부림사건'에서 학생들을 위해 변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신군부 정권 초기 공안당국은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등 시민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했으며 갖은 고문과 구타를 자행했다.
당시 부산에서 노동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으며 인권 변호사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해당 영화에서 송강호는 불의에 맞서는 노무현 변호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4. 사도 (2014)
영화 '사도'는 조선 20대왕 영조가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게 한 임오화변을 그린 작품이다.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다룬 영화 '사도'에서 송강호는 아버지 영조 역을 맡았다.
영조는 사도세자의 아버지이기도 했지만 조선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송강호는 그런 영조의 내적 갈등을 걸음걸이, 말투, 표정, 목소리 등 세심한 부분까지 표현해내 호평을 받았다.
5. 밀정 (2016)
대한민국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밀정'은 1923년 벌어진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당시 경기도 경찰부 소속 경부였던 황옥은 의열단 단원과 함께 일제 주요 기관을 파괴하기 위해 폭탄을 중국에서 국내로 반입하다가 발각되고 말았다.
영화 밀정에서는 이들의 계획이 성공하지만 실제로는 폭탄과 권총을 모두 압수당하고 의열단 18명 전원이 일제에 체포된다.
해당 영화에서 송강호는 실존 인물 '황옥'을 모티브로 한 이정출 역할을 맡았다.
의열단장 정채산(이병헌 분)과 일본 경찰 이정출이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심장 쫄깃했던 명잔면으로 꼽히고 있다.
6. 택시운전사 (2017)
현재 개봉 후 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
이 영화는 5.18 민주화 운동의 참상을 담기 위해 광주로 떠나는 독일 기자 힌츠펜터와 그를 광주까지 데려다준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송강호는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실존 인물 김사복씨를 모티브로 한 택시운전사 만섭 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