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가맹점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착한 이미지를 쌓아온 프랜차이즈 업체 '피자에땅'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추적 60분'은 '상생의 가면 - 프랜차이즈의 민낯'이라는 주제로 다뤄졌다.
방송에 의하면 '피자에땅' 가맹점주들은 오너의 비도덕적 경영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었다.
'피자에땅' 본사는 모차렐라 치즈와 스위트콘, 슬라이스 파인애플 등 피자 재료에 시중 가격보다 높은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겨 가맹점에 공급한다.
가맹점주들은 직접 나가서 사는 소매가보다 20~30% 비싼 것도 있지만, 최초의 계약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피자 재료를 본사에서 구매해야 했다.
이 외에 '피자에땅' 포장 상자와 도우 불량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오너의 아들·딸과 사위가 운영해 납품하는 곳이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실제 '피자에땅'의 경우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는 물류회사 올담에프에스는 공재기 대표의 부인이, 박스 제조업체인 견지포장은 아들이, 도우를 납품하는 헤스텍은 딸이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갑질과 부담에 결국 인천에서 7년간 '피자에땅' 가맹점을 운영했던 60대 김경무 씨가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최근 파산 신청을 하고 말았다.
현재 김씨는 퀵 배달을 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피자에땅'이 가맹점주를 상대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소름 돋는 내부 문서도 발견했다.
해당 문서에는 김씨를 포함한 일부 가맹점주들의 명단과 동향이 적혀 있었다.
또 '양도양수', '포섭', '폐점' 등의 수상한 단어도 기록돼 있었다.
최근 '피자에땅'은 가맹점에 시중 치즈보다 최대 24.6% 비싼 치즈를 공급해 '치즈통행세' 논란에 휩싸였었다.
'피자에땅' 측이 모든 것에 대해 "오해가 있다"며 빠른 시일 내로 해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본사의 갑질로 피해를 본 가맹점주들이 '피자에땅' 공재기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자에땅' 브랜드는 공재기 대표의 '에땅' 브랜드 중 하나이다.
에땅은 '오븐에빠진닭'과 '본능족으로', '돈돈부리부리' 등의 브랜드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