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친구 결혼식에 축의금 100만원 냈는데, 제 결혼식엔 10만원 냈네요"

인사이트축의금 때문에 친구와 의절하게 된 사연이 안타까움을 준다(자료 사진). Gettyimages


[인사이트] 홍지현 기자 = 절친한 친구와 결혼식 축의금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던 남성이 절교 위기에 놓인 사연을 공개했다.


23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 결혼 축의금 100만원 했는데 제가 미친건가요?'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지난주 결혼한 새신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죽마고우'가 낸 축의금 때문에 마음이 상한 경험담을 소개했다.


인사이트사람들에게 축의금 액수는 늘 고민거리다(자료 사진). Gettyimages


A씨는 지난해 친구 B가 결혼식을 올릴 때 큰 마음을 먹고 100만원의 축의금을 봉투에 넣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원래는 20만원을 넣으려고 했지만 오래 전부터 친하게 지낸 베프였던 탓에 마음 먹고 100만원을 축의금으로 준비했던 것.


평소 친구 B는 A씨에게 "야 너 축의금 많이 할 거지? 우리 부랄 친구인데 많이 해야지"라고 말해 고민 끝에 다소 과할 정도로 넉넉히 넣었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주 결혼한 A씨는 하객들이 준 축의금 봉투를 정리하다가 다소 실망스러운(?)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


인사이트축의금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연합뉴스TV


친구 B가 와이프와 함께 결혼식장에 와서 축의금 봉투에 '10만원'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100만원을 넣었던 자신과 달리 '일반적인 금액'인 10만원을 준비한 친구의 모습에서 솔직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A씨는 고백했다.


A씨는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친구였기 때문에 솔직히 고민이 됐고 누리꾼들의 자문을 구했다.


많은 누리꾼들은 전화를 해서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대화를 나눠보라고 조언했고 결국 A씨는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인사이트친구의 대응이 더 실망스러웠다고 A씨는 말한다(자료 사진). Gettyimages


그런데 대화를 나눈 결과, 친구 사이의 우정은 참혹한 최후(?)를 맞게 됐다고 A씨는 푸념했다.


A씨에 따르면 친구 B는 "내가 사정이 있어서 10만원 한 거지 그것 가지고 이렇게 말할 필요 뭐가 있냐. 정 그게 마음에 걸리면 니 동생 결혼식 때 나머지 90만원 부주하면 될 거 아니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B는 이어 "나도 친구들한테 30만원 50만원 부주해서 10만원 받았어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전화해서 말한 적은 없다"며 "무슨 꿔준 돈 받는 빚쟁이도 아니고 이렇게 말하는 너를 이해를 못한다"고 말했다.


A씨는 "친구가 그냥 자기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아서 10만원 했는데 지금은 괜찮으니 동생 결혼식 때 부주 더 많이 해줄 테니 미안하다고 말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인사이트가까운 사이일수록 경조사비 액수가 더 곤란한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


이어 "정말 오늘 통화로 친구 사이는 끝인 것 같네요"라고 씁쓸한 모습을 보였다.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진정한 친구는 아닌 것 같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문제다", "사회성이 결여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 사회에서 축의금 문화가 잘 못 된 것 같다", "주지도 말고 받지도 않으면 안 될까", "경조사 비용이 큰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인사이트오늘날 경조사 비용은 큰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Gettyimages


한편 국내 성인들은 경조사 비용이 큰 부담이 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20∼30대 미혼남녀 4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청첩장에 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수입이 적은 20∼30대 사회 초년생일수록 경조사비로 느끼는 경제적 압박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지난해 경조사비로 쓴 돈은 7조 2천700억 원에 이른다는 발표도 있었다. 이를 가구당 환산하면 한 해 50만8천원꼴이다.


결혼식 문화를 바꿔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인 셈이다.


남의 결혼식서 축의금 '만 원' 내고 뷔페 데이트한 커플남의 결혼식에서 하객인 척, 몰래 한 끼를 해결한 동갑내기 커플의 몰지각한 행동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홍지현 기자 jheditor@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