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강남에 있는 영어학원에 보낸다는 이유로 고3 딸을 서울에 사는 며느리에게 보내겠다는 시어머니의 사연이 논란이다.
지난 22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3 시누이 내 신혼집에 보낸다는 시댁'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결혼 2년차 새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남편과 시댁에서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분통 터지는 일이 생겼다고 푸념했다.
남편의 여동생인 시누이가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데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문제는 시어머니가 유명한 영어 학원이 많은 서울로 보내고 싶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3학년인 딸을 서울에 사는 며느리에게 보내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
늦둥이로 자란 고3 시누이는 평소 응석을 많이 부리고 있어 올케와 사이가 별로 좋지 못하다고 한다.
특히 맞벌이로 사회 생활을 하는 A씨는 신혼집에 시누이를 '모시고' 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 이유로 시댁과 남편에게 서울에서 영어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대구에도 좋은 학원이 많다고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도 시어머니는 일방적으로 택배를 통해 막내 딸의 옷과 짐을 서울 며느리 집으로 보내왔다.
황당했던 A씨는 다시 짐과 옷을 대구로 보냈는데 남편이 시댁을 두둔하고 나서면서 부부싸움까지 일어났다.
남편은 아내에게 "어머니와 여동생이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당신이 봐달라"고 했는데 솔직히 A씨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고3 시누이를 신혼집에 보내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A씨와 끝까지 고집하는 남편과 시댁의 사연은 많은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를 모았다.
게시글이 공개되자 많은 누리꾼들은 "고등학교 3학년 시누이를 모시고 살라는 말인데 쉽지 않은 일이다", "대구에도 좋은 영어학원이 많은데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그래도 가족인데 너무 야박한 것 아닌가"라는 반론을 제기하는 일부 누리꾼들도 있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사교육 문제가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명문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과도한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격차가 9배 가까이 벌어지며 '사교육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월 소득 7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한달 사교육비 평균은 44만3천원으로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보다 8.8배 높았다.
월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한 달 사교육비는 5.6%, 600만원 이상 700만원 미만 가구는 1.2% 각각 증가했다.
이에 반해 월소득 600만원 미만의 모든 구간에서는 사교육비가 감소했다.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 역시 25만6천원을 기록해 사교육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