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학교 폭력을 일삼았던 선배를 다시 대학교에서 만나게 된 여성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학교 폭력 가해자'였던 학창시절 선배를 서울대학교에서 다시 만났다는 여성의 사연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과거 선배 B씨와 같은 학교를 다녔다.
B씨는 과거 A씨의 머리에 급식이 담긴 식판을 엎거나 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등 심각한 학교폭력을 저질렀다.
A씨에 의하면 B씨는 A씨의 몸에 '담배빵'을 남기기까지 했다.
열심히 공부해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A씨는 우연히 B씨가 동대학에 다니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학교 내에서 B씨는 A씨를 괴롭혔던 과거의 악랄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쾌활하고 성격 좋은 척을 하고 있었다.
이미지를 세탁한 B씨는 캠퍼스를 지나다 A씨를 마주치더라도 그녀를 모른척했다.
여기까지는 그냥 넘어간 A씨였지만, B씨가 SNS에 남긴 글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B씨가 SNS 상에서 지인들과 함께 학교 폭력 '가해자'들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글을 남기고 있었기 때문.
A씨는 "언니 부끄럽지 않느냐"며 "미치지 않고서야 언니가 무슨 염치로 학교폭력 가해자를 욕하냐. 사람이라면 그러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언니 때문에 지옥에서 살던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떤 것이 언니에게 면죄부가 될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A씨는 "당신에게 면죄부는 없다. 내가 겪은 과정을 똑같이 살아보기 바란다"며 "쾌활하고 성격 좋은 사람으로 사는 B씨가 쓴 위선자의 가면을 벗겨주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은 "A씨의 복수를 응원한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부끄러운 줄 모른다" 등 A씨를 응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교육부가 419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교폭력 실태'에 따르면 학생 3만 7천여 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학교폭력위원회 등 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학교 폭력 근절에는 역부족인 상황.
피해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각종 트라우마를 겪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