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악령이라도 깃든 것처럼 살짝 스치기만 해도 온몸에 물집이 생기는 '악마의 식물'이 지구를 덮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은 최근 급속도로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는 식물인 '자이언트 하귀드(Giant hogweed)'의 위험성에 대해 조명했다.
영국 스코틀랜드에 사는 로렌 풀러(Lauren Fuller, 10)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근처 호숫가에서 놀던 중 신기한 식물을 발견했다.
키가 작은 식물들 한가운데 우뚝 서 있던 하얀 꽃에 현혹된 로렌은 꽃을 꺾어 만져보며 놀았고, 이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로렌은 손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울긋불긋해졌고 거대 물집까지 잡히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년이 만진 식물은 자이언트 하귀드이며 약 3개월 동안 피부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극심했다.
이는 약 2~6m의 길이까지 성장하는 하얀 꽃으로, 겉면에 묻어 있는 수액에는 강력한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어 스치기만 해도 48시간 안에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물집과 화상, 염증 등이며 상처 부위는 쉽게 아물지 않고 흉터가 남게 된다. 심각한 경우 실명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알려졌다.
매체는 최근 영국에서 자이언트 하귀드와 접촉 후 피부병을 앓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자이언트 하귀드의 번식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개 자이언트 하귀드는 영국 전역과 유럽 등지, 미국, 러시아에 상당수 분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산에서 이 식물을 보면 무조건 피하세요"라는 글과 함께 자이언트 하귀드에 대한 SNS 괴담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아직 국내에서 자이언트 하귀드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증상이 심각한 만큼 항상 유념해야 하며 특히나 해외 여행객들은 여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