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군필자들 화나게 한 허원근 일병 의문사 사건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군필자라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군 의문사 사건이 누리꾼들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13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캡처한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방송에 따르면 허 일병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지난 1984년 4월 2일 강원도 화천군 육군 7사단에서 복무 중 첫 휴가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3발의 총상을 당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자신의 몸에 무려 3발의 총알을 쏴 자살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법의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말 자살인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실제로 허 일병이 죽은 채 발견되던 날 부대원들의 대다수는 총성 두 발을 들었다고 주장했고 탄피 역시 두 개가 발견됐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런데 허 일병의 몸에 남은 총상은 세 발이었다. 한 때 세 발의 탄피가 모두 발견됐지만 이는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당시 현장 주변에는 피가 한 방울도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 주변 모래도 깨끗하게 정리돼 있어 의심은 점점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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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허 일병의 손에 있던 흔적은 일반적으로 자살할 때 나타나는 지지흔이 아닌 총알을 막거나 총구를 돌리려고 할 때 생기는 방어흔일 가능성이 크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당시 미국 LA 카운티 경찰청 소속 총기 감식 전문가 마누엘 뮤노즈씨는 "제 경험으로 볼 때 (허 일병의 흔적은) 방어흔"이라며 "근접사로 인한 살인 사건 피해자에게서는 아주 흔하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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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군 헌병대는 유서조차 발견되지 않은 허 일병의 죽음을 두부 총상에 의한 자살로 결론 내리며 사건을 종결해 분노를 자아냈다.


한편 지난 2002년 의문사 진상 규명 위원회는 허 일병의 죽음이 타살이며 군 당국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놔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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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허 일병의 유족은 의문사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2007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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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심 재판에서 '타살' 판결이 났던 허 일병 사건은 2심에서 자살로 판단이 뒤집혔고, 지난 2015년 9월 대법원은 "타살·자살 여부를 명확하게 결론 내릴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표적 군 의문사 허원근 일병, '33년' 만에 순직 인정 됐다군 의문사 당사자인 허원근 일병이 사망한지 33년만에 순직으로 인정 받았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