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15개월 된 아기가 1분간 울었다고 맘충X이라네요···"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기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했던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15개월 된 아기를 두고 있다.
A씨는 아픈 아버지를 위해 빨래를 해주러 유모차를 끌고 아버지 댁으로 갔다.
아파트에 도착한 A씨는 한 20대 커플이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3층까지 올라가는 도중 A씨의 아기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큰 소리로 우는 아기에 A씨는 황급히 유모차에서 아기를 꺼내 안아들고 달래기 시작했다.
채 1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 엘리베이터에 동승해있던 20대 커플 중 여성은 A씨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여성은 A씨를 향해 "맘충X"이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그 뒤 자신의 애인과 함께 A씨를 바라보며 비웃기까지 했다.
A씨는 당황한 나머지 그들이 엘리베이터를 나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20대 커플이 떠난 뒤 바로 엘리베이터에 탄 한 아주머니는 "왜 힘들게 아기를 안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A씨가 "아기가 울어서 달래느라 그런다"며 사정을 말하자 아주머니는 "애들 다 울면서 큰다. 요즘 너무 각박하다"고 말하며 A씨를 위로했다.
평소 눈치가 보여 놀이터를 제외하고는 아기와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A씨는 "사회의 눈초리가 무섭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해당 글에는 비슷한 피해를 입은 기혼 여성들의 공감이 빗발쳤다.
몇몇의 여성들은 "나도 아기를 데리고 나가 억울한 일을 당해봤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누리꾼은 유모차를 끌고 백화점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젊은층에게 "왜 이런 데까지 유모차를 끌고 나오냐"며 욕설을 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맘충'은 엄마와 '벌레 충(蟲)'을 합성한 신조어로 아기를 데리고 다니며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일부 엄마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표현은 '엄마와 아기'라는 특정 계층을 상징, '혐오'하는 인식으로 널리 퍼져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엄마와 아기는 '민폐'를 끼친다는 잘못된 인식이 굳어지며 애꿎은 엄마들이 차별을 당하고 피해를 입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